2022학년도 대입과 영어 공부의 방향성

2022학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이 지난 4월 26일 발표되었다. 서울대 정시가 30.1%(고려대 40.1% 연대 40.1%)로 확대되었고 수시이월을 포함할 경우 SKY 모집인원의 50% 가까이가 정시 모집으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통+선택형 수능, 정시모집군의 변화 등 몇 가지 변화가 있지만 영어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시에서 영어 영향력의 강화와 특기자 모집의 축소다.

먼저 정시에서 영어 영향력의 강화에 대해 알아보면, 그동안 SKY 중에서 서울대와 고대는 상대적으로 영어 성적이 낮은 학생들도 지원 가능한 면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영어 3등급의 학생이 고대 화공생명공학과에 합격했고, 2019학년엔 영어 4등급을 받은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는 서울대의 경우, 1등급부터 9등급까지의 점수차가 0.5점으로 일정했기에 가능했다. 즉 영어에서 4등급을 받았어도 다른 과목에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점수였던 것이다. 하지만 2022학년도부터는 서울대와 고대의 영어 등급간 격차가 확대된다. 서울대의 경우 1등급과 2등급은 0.5점, 2등급과 3등급은 1.5점, 고대의 경우 등급에 따라 3점씩 감점되기 때문에 영어 3등급이하는 역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기자 전형도 축소세를 유지한다. 2021학년 1.2%, 2022학년 0.7%로 축소되며 상위 15개 대학 기준으로 보면 이대, 연대, 동대, 한대, 경희대만 특기자 모집을 실시한다.

그럼, 정시에서 영어 영향력의 강화와 수시에서 특기자 모집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영어 공부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필자가 2018년 7월 ‘영어로 대학가기’ 칼럼에서 ‘점수보다는 학생의 진정한 영어실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향으로 영어교육을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추가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영어 공부의 방향성은 학생의 진로 방향성에 따라 다르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시나 정시에서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성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진로에서 영어가 어떻게 활용될 예정인가에 따라 영어 공부의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상위 학교 입학을 위한 공부 방향성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실례로 2018학년도 입시까지는 외고/국제고 입시에서 중3 영어성적의 등급제가 실시되었다. 경쟁이 치열한 일부 학군에서는 지필고사에서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되어서 자신이 원하는 외고/국제고에 진학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지필고사에서 100점을 받기 위한 문제풀이에만 매달인 적이 있었다. 학교는 학교대로 100점이 많이 나오면 중간 등급을 적용해서 1등급(전체인원의 4%) 없이 모두 2등급이 되었기 때문에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지필고사 문제를 어렵게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9학년도 입시부터는 2,3 학년 영어성적이 모두 성취도 평가 (90점 이상이면 인원에 상관 없이 모두 A)로 바뀌었기 때문에 지필고사 성적이 100점이냐 90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부와 자소서 면접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게 되었다. (학교도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학생을 더 많이 배출하기 위해서 시험 문제를 쉽게 내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수시에서 최소 등급을 맞출 수 있거나, 정시에서 영어 2등급 안에 들 자신이 있는 학생이라면 문제풀이 위주로 영어 공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로 방향성이 인문사회 쪽이든, 자연과학 쪽이든 자신의 진로에서 영어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에 따라서 중고등학교에서의 영어 공부의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에서 영어 1,2 등급을 맞으면 인생에서 영어 능력이 더 이상 의미가 없는 사람도 있지만, 영어를 활용해서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기 위해 능숙한 영어활용 능력이 필요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