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비교과 관리

전례가 없는 코로나로 인해 특목고/자사고의 자주주도학습 전형이나 대입의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에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학교마다 다른 온라인 수업 일자, 학교 폐쇄 기간 등 코로나로 인한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때문에 학생들을 동일한 기준 하에서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입시를 담당하는 학교 당국도 확실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혼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혼란의 핵심은 ‘비교과 반영’에 있다. 수상경력, 창의적체험활동, 봉사활동실적 등 비교과에 대한 반영 방법이 지원하는 학교나 전형에 따라 상이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원하는 전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꼭 필요하다. 언론에서 발표되는 이야기 중에 ‘코로나로 인해 학생부 종합전형도 학생부교과전형과 비슷한 내신위주의 전형이 될 수 있다’라거나 ‘3학년 1학기 비교과를 반영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자신이 지원하는 학교의 전형을 확인하지 않고 이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지난 주에 서울의 특목고를 지원하는 학생을 상담하던 중에,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이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봉사시간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학생으로부터 들었다. 맞는 이야기일까?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4월에 연간 봉사활동 권장시간을 중학생의 경우 15시간에서 10시간 이상으로, 고등학생은 20시간 이상에서 15시간 이상으로 축소한다고 밝혔고 6월에는 올해에 한해서 학생 개인이 계획해 진행하는 봉사활동 권장 시간은 없어지고, 고등학교 입학전형에도 2020학년도 봉사시간은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는 서울 지역의 일반고 입시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특목고 자사고 입시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이기 때문에 봉사시간이 정량평가되지 않는다. (전형 요소에 봉사시간 자체가 없다.) 따라서 코로나를 이유로 봉사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학생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학생과 정성평가 결과가 같을 수는 없다.

대입도 마찬가지다. 연대의 경우 올해 학종평가 과정에서 고3 기간의 수상경력, 창의적체험활동, 봉사활동 등의 비교과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중앙대도 봉사실적 기준을 25시간에서 20시간으로 조정했지만, 정성평가인 학종의 특성상 고3 기간에 비교과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더구나 서울의 다른 상위권 대학들은 비교과를 아예 반영하지 않기 보다는, 코로나로 인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고3기간 동안의 비교과 활동이 더욱 빛을 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비교과를 정량평가해 반영하는 전형에서는 비교과를 반영하지 않거나 만점처리하기 때문에 세부 전형내용을 꼭 확인해야 한다.)

본인이 특목고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데, 비교과 활동이 거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구나 중학교 3학년에 올라와서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게 되었기 때문에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체험활동, 심지어 독서활동까지 전무하다면? 필자는 그런 경우에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생기부 마감은 11월 이다. 아직 석 달의 시간이 있다. 자신의 내신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학교를 찾고 (전국형자사고, 외고/국제고, 광역형자사고) 석 달의 시간을 활용해 독서활동이든 봉사활동이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활동을 찾아 최대한 노력해 보자. 정성평가는 과정을 보기도 하지만, 결과를 보기도 한다. 즉, 면접에서 본인이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교에서 충분히 수학할 능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입학사정관이 그 학생을 안 뽑을 이유는 없는 것이다.

- PEAI 중등 모용상 부원장 -